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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Lee Jan 13. 2021

모바일앱의 톤 앤 보이스를 어떻게 글로 나타낼까?

모바일앱을 위한 UX writing 한글 패치 4편

보이스는 앱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이다. 아래의 예를 보자.

출처

 같은 인증번호에 대한 내용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드롭박스, 두 앱의 어투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문가 같은 목소리를 사용한다. 전문 용어를 사용하고(verification, authentication) 실용적인 부분(본인 확인을 위해 인증 코드를 사용해주세요)에 메시지를 집중하였다.

이와 비교했을 때 드롭박스는 조금 더 친근한 목소리로 들린다. 전문용어보다는 쉬운 단어(security code)를 사용하였고, 브랜드를 친근하게 만드는 메시지를 덧붙였다.(happy dropboxing!)


 두 회사가 다른 보이스의 문구를 사용하는 이유는 각 회사가 지향하는 브랜딩과 타겟 사용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문성을, 드롭박스는 사용하기 쉬움을 브랜딩의 포인트로 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증코드 프로세스에 익숙하지 않은, 컴퓨터 및 스마트 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사용자 타겟으로 삼고 있으나, 드롭박스는 인증코드에 익숙하고, 컴퓨터 및 스마트 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주 타겟일 것이다.


이처럼 보이스에는 앱이 지향하는 가치가 담겨있다. 보이스는 꼭 하나일 필요는 없으며, 한 가지 앱이 다양한 보이스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톤은 무엇일까? 보이스는 앱 전반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나야 하지만, 톤은 각 서비스 단계 또는 사용자가 가질 수 있는 감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앱이 사용하는 보이스는 전문적이거나, 친근하거나 앱에 따라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앱의 이용 약관은 건조하고, 사무적인 톤으로 작성되어 있다. 이용약관은 계약 관계, 법률 등 진지하게 다뤄져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보이스 앤 톤이 중요한 이유는, 앱이 지향하는 가치를 사용자에게 드러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사용자가 브랜드를 신뢰하도록 하고,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하기 때문이다.


 보이스의 색깔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지만 닐슨 노만 그룹에 따르면, 보이스는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Funny(재미) vs Serious (진지함)

Formal (격식) vs Casual (편안함)

Respectful (존중) vs Irreverent (거친)

Enthusiastic (열정적인) vs Matter-of-fact (사무적인)


한국어로 UX writing을 할 때는 보이스 앤 톤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보이스 앤 톤과 한국어

영어의 경우, 편안하고 친근한 보이스 앤 톤을 만들고자 할 때 축약어(you are = you're)를 쓰거나, 일상적인 단어(apologize 대신 sorry)를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어의 경우에는 어떨까? 한국어로 보이스 앤 톤을 나타내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다. 어미변화, 단어 선택, 이모지 사용, 유머 사용이다. 각 방법이 어떤 보이스 앤 톤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보자.  


1. 어미변화

한국어는 어미를 변화시켜 문장에 세심한 뉘앙스를 줄 수 있다. 모바일앱에서 주로 사용되는 어미는 "~합니다", "~해요"이다. 어미에 따른 보이스 앤 톤 차이는 메일링 서비스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각 메일링 서비스가 어떤 어미를 사용하고 있고, 그에 따라 어떤 보이스 앤 톤이 느껴지는지 살펴보자.

(디독) ~합니다: serious, formal, respectful, matter-of-fact


(뉴닉) ~했어요: serious, casual, respectful, matter-of-fact


(까탈로그) ~했어: funny, casual, irreverent, enthusiastic


2. 단어 선택

단어 선택에 따라 보이스 앤 톤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한국어만의 특성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의미라고 하더라도, 한자어, 영어, 유행어 및 신조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어만이 가진 특성이다. 한자어, 영어, 유행어를 사용했을 때 어떤 보이스 앤 톤이 느껴지는지 살펴보자.


(삼성증권) 한자어: 공동인증서, 금융결제원, 공동앱, 설치, 생체인증 - serious, formal, respectful, matter-of-fact


(쏘카) 영어: 쏘카클럽, 쏘카패스, 쿠폰, 이벤트, 쏘카마이존, 쏘카 비즈니스, 쏘카 플랜, 캐스팅 -  funny, casual, Enthusiastic


(Flo) 유행어: 띵곡 funny, casual, irreverent, enthusiastic


3. 이모지 사용

  우리에겐 한글과 알파벳 외에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언어가 있다. 그것도 만국 공통어이다. 바로 이모티콘이다! 애플 이모지를 쓰거나, 글자로 만든 이모티콘을 쓰면 보이스 앤 톤이 funny, casual, respectful, enthsiastic에 가까워진다.

(쏘카) 케이크, 손가락, 시계 이모지


(왓챠) :)


4. 유머 사용

   유머가 가지고 있는 힘은 크지만, 적재적소에 사용되었을 때 가장 빛이 난다. 앱 문구를 작성할 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유머를 제대로 사용한다면, funny, casual, irreverent, enthsiastic 한 보이스 앤 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토스) 가만히 있는 타입


(왓챠) 에이 설마 이것만 본 건 아닐 거예요.


※ 숨겨진 토스트 메시지의 비밀?

   앱 문구에 강한 색깔의 톤 앤 보이스를 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잠깐 나타나는 토스트 메시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문구는 잠깐 노출되겠지만, 사용자가 느낀 즐거움과 공감은 그보다 오래갈 것이다.

(당근마켓) 동네가 '00동'으로 변경되었습니당


(오늘의집) ㅠㅠ시무룩


 앱마다 다르겠지만, 모바일 앱은 주로 젊은 연령대가 많이 쓰기 때문에 앱 대부분의 보이스 앤 톤이 funny, casual, respectful, enthusiastic으로 수렴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꼭 대세를 따를 필요는 없다. 보이스 앤 톤을 설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앱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앱을 쓸 사용자가 앱으로부터 어떤 말을 듣길 기대할 것인지 깊이 분석해보고, 거기에 맞는 우리 만의 보이스 앤 톤을 만드는 것이다.

모두에게 듣기 좋은 이야기를 잘해주는 친구보다는, 내가 필요할 때 딱 맞는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가 나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UX writing 한글 패치 네 번째 시리즈는 어떻게 보셨나요? 보이스 앤 톤을 나타내는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앱은 어떤 보이스 앤 톤을 가지고 있나요? 댓글로 이야기해주세요!


우리를 위한, 우리 민족을 위한 우리말 UX writing에 대한 고찰, UX writing  한글 패치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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